한 여성이 지속적인 피로감 등 몸의 이상 증세를 느끼다가 3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던 순간을 회상했다. 지난 28일 영국 매체 더선은 베이싱스토크(basingstoke) 출신의 43세 안드레아 로빈슨(andrea robinson)이 8년 전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던 경험을 전했다.
당시 35세였던 그녀는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계속해서 피로감과 혈변 등의 증상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는 "나는 늘 지쳐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1파인트의 피를 흘렸고, 바로 응급실에 가서 대장내시경 등 검사를 받았다. 이후 병원 입원 3일이 지났을 때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고,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인공항문이 필요할 거란 말을 듣고 속상했지만,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라면서 "치료는 순탄치 않았다. 여러 번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안드레아는 "돌이켜 보면 (진단을 받기 전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모두 자신의 몸과 대변 상태를 잘 확인해 보길 당부하고 싶다"라며 대장암의 징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대장암' 발병률, 한국이 1위대장암은 일반적으로 50대 이후에 발병률이 높아지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조기에 발병하는 '젊은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다.특히 국내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022년 국제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게재된 미국 콜로라도대(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연구팀 자료에 다르면 우리나라 20~49세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았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단 지연으로 인해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되면 생존율은 10%대로 떨어지므로 예방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대장암 발병 위험인자...가공육 섭취·비만 연관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에 따르면 대장암의 발생에는 식생활 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염증성 장 질환 등이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적색육이나 가공육 섭취를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암 역학, 생체지표와 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prevention)'에 게재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노리스 종합 암 센터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 2만 9,842명과 정상인 3만 9,635명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적색육이나 가공육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30~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은 어떨까. 지난 9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한국·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이란 공동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도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도비만인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32%나 높았다.또한 대장암의 약 5%는 유전성 대장암으로 분류된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나머지 가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의 징후들...배변습관 변화와 피로감 등대장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로,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변하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배변 후 후중감(변이 남은 느낌)이 들 수 있고 선홍색, 또는 검붉은 색의 혈변, 점액변을 보기도 한다. 대장 안의 종양 때문에 변이 가늘어지고 복부팽만과 같은 복부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 외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체중 감소, 피로감, 소화불량, 오심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장암 예방, 건강한 식습관과 정기검사 필수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 육류 및 육가공 섭취 제품을 제한하고 대장암 위험도를 40% 이상 낮추는 식이섬유 식품군을 충분히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우유나 하루 1g(1,000mg) 이내의 칼슘 보충제 섭취를 권장하는데, 칼슘이 상피세포의 증식을 억제시키는 작용하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1주일에 5회 이상, 30분 정도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신체 활동량이 많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률을 30~4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건강검진을 통한 예방이다. 검진을 통해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을 70% 이상 낮출 수 있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박종신 원장(삼성베스트내과)은 "대장암은 대장 용종부터 시작해 암으로 진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대장내시경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발견하면 제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은 50세 이후부터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을 통한 건강검진을 권장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 환자 수가 느는 추세이므로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좀 더 이른 시기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강조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종신 원장(삼성베스트내과 내과 전문의)